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목련 3/권도중

돌끼 2024. 4. 15. 18:26

목련 3

권도중

 

긴 겨울 피기 어려운

기다림의 끝에

하얗게 피어나는가 싶더니

어느새 지고 있는

마음아

 

하이얀 조각 그늘지는 뜨락에

기다리던 네 마음이

소리없이 지고 있구나

 

목련은 때묻지 않은 기억

항상 안타까운 기다림

적막의 하오를

흰 바탕으로 무너뜨리고

 

기억은

인연의 피어남으로 오더니

사월의 바람에 실려서 가고

그늘 위에 마음처럼 내려 덮힌다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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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처:권도중시집「혼자가는긴강만으로는 문학의전당시인선52 (2008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