돌끼 2024. 12. 20. 16:03

두마음

 

권도중

 

 

가운데가 비어 있는 페어그라스pair glass 창이 있다 두 겹의 하나의 세계 그 안의 고요함아 두 면을 가진 유리가 벽이 되어 지킨다

 

 

한 면은 안이 되고 한 면은 밖이 되는 두 극이 소멸되는 페어그라스 내안으로 안과 밖 건너는 빛은 두마음을 품은 것

 

 

경계 없이 경계가 되는 서로에게 있어서 유리를 통과하듯 저항하지 못한 그늘, 동전의 양면과는 다른 두마음은 하나다 ​

 

 

거리를 가진 발설 안 된 커튼에 가려 마음은 이쪽이기도 저쪽이기도 한 하나, 두 마음 서로 하나 된 사랑이라 믿는다

 

그를 향한 욕망이 그를 벗어나려는 꿈과 현실이 두마음일까 한마음인가 표정을 정체되지 않는 스스로에 가둔다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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물은 뾰족하다

 

 

 

물은 뾰족하다 마른 가지 푸해진 흙에서도

너무 뾰족해서 나는 알 수가 없네

오늘은 봄비로 와서 촉이 되어 보인다

 

난자도 어딘가를 생명으로 떠나고

정액도 소망으로 발기하면 뾰족하고

침針 맞듯 닿은 곳에서 새론 숨이 생기니

 

제 살을 찾아 찾아 트이는 물의 길이여

알의 안으로 캄캄한 밝음을 펴려-

뿌리로 바위를 깨는 물의 피부가 깊다

 

 

 

계간 시조조21 여름호 41집 신작시조(권도중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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